[앵커]
열대어 구피가 사시사철 살고 있는 하천이 있다, 저희가 보도해드린 내용인데요.
다시 찾은 구피천엔 아마존 열대어 등 다른 외래어종들까지 살고 있습니다.
우리 토종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주진 않을까요.
다시간다, 김태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8년 취재 당시 수십 마리의 열대어 구피가 발견됐던 경기도 이천의 죽당천.
반도체공장 용수가 정화는 됐지만 높은 수온 상태로 방류되는 상류에 누군가 방생한 구피가 대량 번식하면서 구피천이라는 별칭까지 붙었습니다.
지금은 어떨까, 다시 가 봤습니다.
평일 낮인데도 하천 곳곳에 발을 담그고 물고기를 잡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박기수 / 인천 부평구]
"유튜브에서 보고 사람들이 (구피가) 나온다고 하길래 놀러 왔어요."
챙겨온 수조들마다 형형색색 구피들이 가득합니다.
[장영조 / 인천 부평구]
"키우기 부담스러우니까 여기다 갖다 버린 거예요. 여기에서 그냥 토착어가 된 것 같아요."
몇해에 걸쳐 겨울을 났지만 구피는 더 번식했고 구피를 잡아 키우거나 판매하려는 이들까지 몰려들고 있습니다.
[김태우 / 기자]
"10분 동안 하천에서 물고기를 잡아 봤는데요. 이렇게 작은 뜰채만 사용했는데도 30마리가 넘는 구피가 잡혔습니다."
인근 공장에서 냉각수로 사용하고 방류하는 용수의 수온은 여전히 20도가 넘어 열대어 구피가 겨울을 날 수 있었던 겁니다.
현행 법규상 공장 용수 방류 기준 수온은 40도입니다.
최근엔 구피 외에 다른 열대 어종들도 발견되고 있습니다.
어두운 밤 헤드랜턴으로 비친 어망 속엔 수십마리의 구피 사이에 황금색 빛이 나는 물고기 두 마리가 보입니다.
아마존 열대우림이 원산지인 청소부 물고기, 안시스트루스입니다.
[현장음]
"수압이 좀 센 곳에, 그쪽에 있더라고요."
[김형미 / 경기 이천시]
"구피 잡다가 조리로 막 풀을 쑤시니까, 얘가(마블가재) 세 마리가 한꺼번에 딱 올라왔어."
구피에 이어 누군가가 또 외래 어종들을 풀어놓은 겁니다.
[이천시 관계자]
"거기 있는 물고기들은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된 건 없기 때문에, 저희가 따로 할 수 있는 사항은 없고…"
베스, 블루길처럼 토종 물고기를 잡아먹진 않지만, 토종 생물들의 먹이와 서식지를 감소시킬 위험이 있는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다시간다 김태우입니다.
김태우 기자 burnkim@ichannela.com